마약은 절대로 손대서는 안 되는 것 - 박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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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빛을 좇아 몰려드는 불나방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 마약의 유혹 속에 빠져 마약을 찾아다니는 많은 사람들, 나와 같이 한순간의 쾌락을 추구하기 위하여 마약에 손대었다가 끝내는 구속 수감되어 고통 받고 살아가고 있는 수형자들, 지금 마약의 초기 단계에 놓여있는 사람들, 그리고 마약의 실체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고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과 마약류 폐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한걸음 나아가서는 마약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져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마약류 의존 체험수기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마약의 길, 험난한 가시밭길.

   내가 처음 합성마약인 필로폰을 접하였을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시간은 너무나 멀리 와버렸구나 하고 느꼈을 때는 어느 새 불혹에서 지천명으로 향하는 기로에 서있었습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이것만은 손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마약을 처음 몸으로 직접 체험했던 시기는 90년대 초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친구의 권유로 시작하게 된 마약. 그것은 훗날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고 나의 모든 것을 빼앗아갔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마약의 길. 험난한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처음에 마약성분이 내 혈관 속으로 파고들었을 때에 느꼈던 그 황홀감이란 글로는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희열이었고 몸은 마치 새의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때 느꼈었던 그 기분은 오늘날까지 십 수 년 간 나를 마약의 굴레 안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게 만든 원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처음에 마약을 하게 된 동기는 계속된 사업실패와 그로 인한 아내와의 갈등 속에 방황하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에 친구를 통하여 접근해 왔던 것입니다. 이처럼 마약이란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에서 손길을 뻗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마약의 길.

   초기에 가졌었던 생각은 나 혼자만 조심스럽게 투약하면 별일이야 있으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이었나 하는 것을 알았을 때는 내 곁에 남아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남아있는 것이라고는 주사바늘로 인하여 감염된 C형 간염과 지속된 투약으로 생긴 혈관장애, 또 다른 피부 알레르기, 그리고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가져다 준 여러 가지 질병들이었습니다. 이런 질병들이 나를 또 다른 고통 속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막상 마약이 눈에 보이면 이런 것들을 다 잊어버리고 투약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혼돈 속에 빠지게 되고 대다수가 또 다시 투약하게 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마약을 아주 꺼려하지만 친구나 가까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투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호기심으로 이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한 순간, 친구에게 팔을 내밀게 되면서부터 점점 마약에 깊게 빠져들고 말았던 것입니다.

   나도 모르게 중독이 되면서부터 건강했던 모습은 마약으로 인하여 조금씩 쇠약해져 갔고 투약을 잠시라도 중단하면 온몸이 다 아프면서 의욕이 떨어지고 뼈마디가 쑤셔오기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그 원인은 마약을 투약하면 먼저 잠이 안 오고 먹을 수 있는 식욕이 떨어지면서부터입니다. 초기에는 오히려 몸이 가뿐해 지는 것을 느끼면서‘좋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초기에서만 겪는 증상이지 절대로 좋아지지 않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 투약했을 때에 느껴보았던 강한 쾌감을 잊지 못해서 다시 찾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성관계에서 느껴본 성의 쾌락을 잊지 못해서 모두들 다시 찾게 되는 것입니다. 남녀 누구나 성인이 되면서부터 느끼게 되는 성의 유혹은 마약을 투약하고 난 후에 성관계를 가지면 지속적인 흥분과 마약의 힘에 의하여 지칠 줄 모르고 긴 시간에 걸쳐서 관계를 가질 수가 있고 동시에 고도의 쾌감을 느낄 수가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끊지 못하는 원인중의 하나입니다.

   한 달에 한두 번 투약하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그 양이 늘어났고 언제부터인가 내 몸은 마약에 완전히 의존하면서 파괴되어갔고 어느 날부터는 환상이 보이면서 환청까지 들렸습니다. 그러면서 머릿속에 온통 마약생각 뿐 다른 생각은 가질 수가 없었던 나의 마약생활. 어떤 날에는 헛것을 보고서 몇 시간씩 가는 줄도 모르고 숨어서 나오지도 못하고 있다가 아내가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 문을 열고 나와 보면 아무런 물체도 없었다는 사실에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었고 또 다른 환청과 환상에 가슴 졸이며 보내야 했던 부끄러운 나의 지난날들….

   그러다가 결국에는 구속되어 철장 안에서 잠시나마 지난날을 후회하면서 눈물을 흘려보지만 그것도 잠시 출소해서는 또 마약을 찾아 나섰던 나의 모습이었던 것입니다. 이번에도 마약으로 연관된 친구와 함께 중국으로 여행을 갔다가 그곳 조선족을 통하여 필로폰을 구입해서 총 다섯 차례에 걸쳐서 투약하였고 투약하고 남은 필로폰 0.1그램을 메모지에 싸서 바지 주머니 속에 넣어가지고 국내로 들어오다가 구속되어 현재 􄤨􄤨교도소에 복역 중인 자로서 지금까지 모두 다섯 번에 걸쳐 구속 수감된 마약 전과자입니다.

마약퇴치 - 예방교육은 필수

   나는 이 글을 통하여 마약의 실체란 어떤 것이고 또 우리 곁에 어떤 식으로 다가오는지 밝혀주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마약을 무조건 징그럽게 생각하거나 무조건 큰일 나는 것 이라고 단정해 버리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 잘못된 편견입니다. 실제로 마약은 우리 곁에 그렇게 무서운 형태로는 다가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나도 모르게 빠져 들 수도 있는 것이 마약이며 자기로부터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이 마약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어느 정도는 마약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과 함께 예방교육은 필수적으로 실행되어야 하며 어떠한 방법으로 피해야하고 거절해야 하는가에 중점을 두고 정부에서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무지할 만큼 마약에 대한 상식이 거의 없었다는 것도 오늘날 가끔은 큰 아쉬움으로 남기에 나의 견해를 밝히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번만은 반드시 마약을 끊어야겠다는 결심으로 단약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여러 경로를 통하여 알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좀 더 많은 방법 등을 연구하고 노력하다보면 분명코 마약을 끊을 수 있는 길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단약을 위한 노력 다짐.

   지금 이 순간에도 마약에 빠져서 헤매던 지난날의 내 모습들이 형상되어 떠오를 때마다 고통에 몸부림을 치면서 후회와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못난 나로 인하여 고통 받고 살아가고 있을 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껴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아픔들을 두 번 다시 겪지는 않겠노라는 굳은 다짐 속에 현재의 나 자신을 보려고 노력하면서 사랑하는 가족들을 기억하고 마약의 시계에서 털고 일어서기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많은 좌절을 겪어본 지금에 못난 내 모습에서 과감하게 탈퇴할 것입니다. 그리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반드시 단약에 성공하여 그동안 마약으로 인하여 잃어버렸던 내 모습을 되찾고 나 자신을 좀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끝으로 마약을 접해보지 못한 이들은 마약이 결코 멀리 있지않다는 것을 상기하시고 지금도 마약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이들 또한 과감하게 털고 일어나 단약을 통하여 새로운 삶을 살아가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약은 파멸과 함께 점점 죽음으로 몰고 간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여러분! 마약은 절대로 손대서는 안 된다는 것! 꼭 명심하세요.


<2007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발간 수기집 "후회와 눈물 그래도 희망이2"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