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은 풍선과도 같은 것 - 윤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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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약은 풍선과도 같은 것입니다. 알록달록 여러 색상의 풍선으로 장식해 놓은 것이 붕붕 떠다니는 것을 볼 때면 마냥 기분이 좋고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지만 그 풍선을 세게 끌어안으면 터져버려 보기 흉하게 되듯이, 마약은 처음에는 온갖 환락으로 빠져들게 하지만 끝내는 터져버린 풍선 껍데기와 같이 만신창이가 되어버리는 위험한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바입니다.

   찌는 여름 날, 이 열기를 뚫고 뺨을 스치는 한 점 바람으로자연스레 파란 하늘로 향합니다.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피폐하기만 했던 지난날을 회상합니다. 나는 전라도의 한 작은 섬마을에서 5남 1녀의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때 묻지 않은 섬마을 아이가 타락과 파멸의 길로 접어든 것은 우는 아이도 달래는 사탕과도 같은 달콤한 마약의 유혹 때문이었습니다.


한 형을 만나다.

   나는 15세의 어린 나이에 서울로 올라와 일을 하였습니다. 세상은 사람의 뜻대로 움직여 주질 않았습니다. 한번 움직일 때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돈을 필요로 했습니다. 당시 나는 지인의 소개로 경기도에 있는 작은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돈만 있으면 맘먹은 대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공장생활에 열심히 적응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곳에서 일하는 한 형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형은 어린 나를 친동생처럼 아껴주고 챙겨주는 살갑기만 했던 친형과도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낯선 객지 생활에 지치고 외롭고 힘들기만 했던 나는 그 누구보다도 그 형을 따르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악마의 손길은 서서히 나의 목을 죄어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마약을 접하다.

   어느 회식 날,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어가고 있는 가운데 그 형은 나에게 잠시 바람 쐬러 밖으로 나가자고 했습니다. 식당에서 조금 떨어진 인적이 드문 곳에서, 그 형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습니다. 나는 그것이 담배인줄만 알았고, 형은 나에게 한 대 피워보라며 불을 붙여 주었습니다. 나는 평소대로 한 모금 피웠는데, 피우는 즉시 기침을 하며 쿨럭 거렸습니다. 나는 이것이 담배가 맞느냐고 따져 묻자, 그 형은 웃으면서 대마초라고 하였습니다. 일하고, 지치고 피곤할 때 한 대씩 피우면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처음에는 거북스럽지만, 계속하면 기분이 붕 뜬다고 하기에, 나는 형이 시키는 대로 처음으로 대마초를 피우게 되었습니다. 대마초는 나의 정신을 환락의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모든 근심과 피곤함이 물러갔고, 힘과 자신감이 불끈 솟아올랐습니다. 나는 마냥 좋아서 형과 시시덕거리면서 대마초를 계속 피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내 영혼과 인생을 갉아먹고 있을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상습적으로 대마초를 흡연하고 난 후에는, 알 수 없는 두통과 신경질과 무기력감이 절 괴롭혔습니다. 괜히 옆 동료에게 시비를 걸었고 짜증을 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더욱 더 대마초를 찾게 되었고, 그 형은 그때마다 대마초를 구해 와서 나에게 주었습니다. 나는 완전히 이 세계에 빠져들었습니다. 월급만 타면, 그 형과 같이 러미널이라는 환각제와 대마초를 구해서 상습 사용
하였고, 결국 마약을 파는 루트까지 접하게 되었습니다.

마약에 빠지다.

   처음, 마약을 보았을 때는 좀 묘했습니다. 이 백색가루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쾌락과 환락을 준다는 말에 처음에는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주사기로 주입하면 더 빨리 효과를 본다는 말에는 망설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주사기라면 울다가도 뚝 그칠 정도로 싫어했던 나는 주사기가 염라대왕보다도 더 무서웠기 때문입니다. 나는 다른 방법이 없냐고 묻게되었고, 술에다 약을 타서 마시면 효과는 늦지만 똑같은 기분을 맛볼 수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약의 효력은 대마초와 러미널1) 진해거담제인 덱스트로메트로판제제인‘러미라’를 말하는 것임. 2003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의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등재되어, 불법적으로 남용할 경우 처벌받게 되었다.
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환락의 세계로 인도했습니다. 다만, 마약 값이 비싼 것이 문제였습니다. 나는 그 후로 완전히 마약에 젖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처벌을 받다.

   맨 정신일 때도 환청과 환각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고, 폭력적인 모습으로 돌변하여 마약 없이는 일상생활이 도저히 이루어지지가 않았습니다. 회사도 그만두고 마약 값을 벌기 위해 점점 범죄에 빠져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던 1990년대 중반 어느 날, 􄤨􄤨역 주변에서 공범 3명과
함께 (속칭)아리랑 치기를 모색하던 중, 그 당시 극성을 부리던 범죄 현실 때문에 신고를 접한 형사들의 수사망에 걸려 구속되었지만 초범이라는 이유로 다행히도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습니다. 그러나 또다시 유혹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약값을 벌기 위해 공범들과 더 큰 범죄를 하게 되어 14년의 중형을 선고 받아 지금껏 수형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후회하며 열심히 살고자 노력하다.

   벌써, 12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곳에서 마약교육을 받으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고, 다행히도 가족의 사랑과 인내와 정신력으로 이겨낼 수 있었지만, 마약을 사용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마약은 자기 자신을 갉아먹고, 헤어 나올 수 없는 길로 인도하는 저승사자와도 같은 것입니다. 마약 때문에 친구도 잃고, 건강도 잃고, 황금기와도 같은 20대를 모두 잃어버렸지만, 다행
히 이곳에서 신앙을 접하게 되었고, 지금 주님의 위로 속에 미래의 목표를 세워놓고 열심히 현실에 임하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 어느 누구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나의 잘못이요, 절제하지 못한 나의 욕심 때문이니까요. 아직 젊기에 잃어버린 것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라도 출소 후 정말 열심히 살아갈 것입니다. 한 번의 유혹의 손짓이 인생을 파멸로 이끈다는 것을 가슴속 깊이 새길 것입니다. 신앙인으로서 앞으로 사회에 나가면 교회단체에서 간증을 할 때에 꼭 마약에 대한 이야기를 빠지지 않고 간증할 것입니다.

   끝으로 이런 기회를 통해 지난날의 부끄러운 고백과 앞으로의 희망의 길로 갈수 있게 도움을 주신 여러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 부족한 저의 수기를 마칠까 합니다.

   세상에는 마약보다도 더 좋은 것들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가족의 사랑, 봉사, 웃음, 배려, 나눔, 실천, 관심, 신앙 등. 이것이야말로 마약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통로임을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약의 고통에서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들이여!

   용기를 내십시오. 꼭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파이팅!


<2007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발간 수기집 "후회와 눈물 그래도 희망이2"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