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2.21, 대전일보] 중·고생 46% “우리나라 약물중독 문제

[09.12.21, 대전일보] 중·고생 46% “우리나라 약물중독 문제

  • 작성자 충남지부
  • 작성일 2010-06-04
  • 조회수 5803

중·고생 46% “우리나라 약물중독 문제 심각” 충남마약퇴치운동본부, 1000명 대상 오·남용 설문조사 [천안]우리는 과연 얼마나 마약류로부터 안전할까? 회사원 A(27) 씨 사례를 살펴보자. A씨는 얼마 전 모 광역수사대로부터 마약판매와 관련해 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고 황당했다. 병원 처방전으로 샀던 다이어트 약이 조금 남자 이를 인터넷으로 팔았는데 알약 가운데 대표적인 마약류인 향정신성의약품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1970-80년대만 해도 국내에서 마약 하면 떠오르는 것은 몇몇 연예인이 대마초를 몰래 피우다 들켜 붙잡히는 정도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필로폰, 엑스터시, 물뽕(GHB) 등 마약류 종류도 다양해졌고 대상도 가정주부와 대학생까지 일반인들로 확산하는 추세다. A씨 사례를 보면 마약류가 부지불식간에 우리 생활에 얼마나 가까이 와 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20일 충남마약퇴치운동본부(본부장 노숙희)는 충남지역 청소년들의 약물 오·남용 실태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도내 남녀 중·고등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흡연과 음주, 약물 오·남용 여부를 물은 이 설문조사는 도내 청소년들이 결코 약물 오·남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며 약물과 마약류 퇴치를 위한 예방교육이 왜 필요한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친한 친구가 필로폰·대마초 등 마약류나 가스·본드 같은 흡입제를 같이 사용해보자고 권유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13%에 해당하는 130명이 함께 사용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9%인 89명은 약물남용 후 어떤 느낌이 드는지 궁금하다는 단순 호기심에, 4%인 41명은 거절을 하지 못하고 하자는 대로 따라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더욱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6%(468명)가 우리나라의 약물사용이나 약물중독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 여긴다고 답해 충격을 준다. 다시 말해 약물중독으로 인한 폐해는 심각하지만, 호기심에 한 번쯤 약물을 접해보고 싶다는 이율배반적인 답변을 한 청소년이 10명 중 1명꼴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이는 담배를 포함해 환각을 목적으로 약물 등을 사용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전체의 11%인 105명이 그렇다고 답한 것과 관련, 학창시절 약물에 대한 유혹이 자칫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특히 담배를 포함, 약물을 처음 접한 시기가 초등학교 시절 7%, 중·고등학교 시절 3%로 나타나는 등 연령대가 급속히 어려지고 있어 조기예방 교육의 필요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와 관련해 응답자들은 약물 오·남용과 마약류 퇴치 및 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충남마약퇴치운동본부의 예방특별교육을 꼽아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전문기관의 예방교육 활성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36%인 367명이 충남마약퇴치운동본부의 예방교육을 가장 기억에 남는 홍보방법으로 꼽은 반면 유명 연예인들을 앞세운 예방 광고나 일반 시민단체의 홍보용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라는 답변은 각각 20%인 201명과 16%인 157명에 그쳤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만한 것은 청소년들의 학교생활에 대한 불만족이 높은 수준이며 부모나 형제, 자매 등 가족 간 대화 부족이 청소년 약물 오·남용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학생들은 현재의 생활과 미래에 닥칠 일들을 고려할 때 스스로 느끼는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이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인 35% 356명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대답했다. 또한 학교생활의 만족도를 묻는 항목에는 전체 응답자의 17%인 177명이, 학교 성적에 대해서는 38%인 379명이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해 학생 3명 중 1명은 성적으로 말미암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속사정 또는 개인적 감정이나 비밀을 털어놓을 만큼 신뢰할 만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35%만 가족이라고 응답했을 뿐 32%는 친구를, 14%는 한 명도 없다고 밝혀 청소년들이 대화가 필요한 고민을 홀로 또는 친구에게 많이 의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친한 친구의 마약류 및 흡입제 사용 권유에 4%인 41명이 친구에게 약물의 해독성에 대해 조언하거나 거절하지 못하고 약물 사용의 유혹에 빠져들 수 있다고 밝힌 것과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충남마약퇴치운동본부 관계자는 “전체 응답자 10명 중 1명꼴인 9% 88명이 한부모가정이거나 소년·소녀가장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부모의 이혼 등으로 말미암은 가족 구성원 간 해체가 가족 간 깊이 있는 대화를 가로막는 한 요인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밖에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전체의 21%인 214명이 담배를, 39%인 392명이 술을 접해봤고, 담배는 친구>선생님, 술은 부모님>친구의 순으로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노숙희 본부장은 “마약류 접근은 대부분 음주와 흡연이 선행되므로 청소년기 약물 위험성에 대한 조기 예방교육과 함께 금연교육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임정환 기자 eruljh@daejonilbo.com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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