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넘치는 시대 ‘중독’ 보다 더 무서운 ‘외로움’ 경고합니다” (BOOK- 마약류 중독 콘서트 출간)

“마약류 넘치는 시대 ‘중독’ 보다 더 무서운 ‘외로움’ 경고합니다” (BOOK- 마약류 중독 콘서트 출간)

  • 작성자 전북지부
  • 작성일 2021-07-16
  • 조회수 4029



[짬] 우석대 약학과 신태용 명예교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전북지역본부장으로 활동중인 신태용 우석대 약학과 명예교수가 마약류의 위험성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전북지역본부장으로 활동중인 신태용 우석대 약학과 명예교수가 마약류의 위험성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다.


30년 가까이 마약 예방운동을 하며 중독자들을 겪어온 전문가가 책을 냈다. 최근 <마약류 중독 콘서트>를 낸 신태용(66) 우석대 약학과 명예교수는 “마약류 중독의 위험성을 경고하고자 썼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전화로 만난 신 교수는 1년에 평균 40명 정도를 상담해 지금까지 모두 500~600명 정도를 지켜봤다고 말했다.

1992년부터 약물중독 예방 운동 나서 연평균 40명 지금껏 600명 가까이 상담 정년 뒤에도 마약퇴치운동본부 활동 사연 엮어 ‘마약류 중독 콘서트’ 펴내 중독자 대부분 가족·지인 떠나 고립   “범죄 이전 지속 관리 필요한 뇌질환”

신일서적 제공

신 교수는 1992년 한국마약퇴지운동본부가 꾸려지자 약물중독 예방 운동에 나섰다. 1995년부터 학교와 군부대, 보호관찰소 등을 찾아다녔고, 2005년부터는 교도소에 수감된 중독자들을 대상으로 상담과 강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그러면서 마약류 중독자들의 사례를 자세하게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책은 ‘마약류 중독’, ‘남용되는 불법 마약류’, ‘의료용 마약류’ 등 총 5부로 구성했다.

그는 책 제목에 ‘콘서트’를 넣은 것에 대해 “마약은 어둡고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데, ‘콘서트’가 들어가면 많은 사람이 좀 더 친숙하게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제를 ‘마약류로 고통받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꿈꾸며’라고 한 것은 “마약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꼭 알려서 이런 위험으로부터 중독을 예방하려는 바람을 담은 것”이라고 했다.

어떤 이유로 시작했든 마약류 중독은 상상을 초월하는 무서운 병입니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함께 가정 붕괴, 반복되는 구속과 사회적 고립, 자살 시도가 이어집니다.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쳐보지만 성공 사례는 솔직히 매우 드물어요. 비판과 손가락질을 당하는 아픔을 안고 평생 살아가야 하는 거죠.”

그는 약물을 하면 대부분 가족을 비롯한 주변 지인들이 떠나는 까닭에 무엇보다 중독자들은 사무치는 외로움에 직면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치면서 반복적으로 고난을 겪는다는 것이다. 그는 “다시 약물에 손대지 않게 하려면 주변에서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변의 지속적인 관심이 없으면 결국에는 약물하는 사람만 주변에 남아 있으니, 다시 약물에 손대는 ‘재발률’이 높은 역설적인 환경에 봉착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마약류 중독은 뇌 속에 있는 ‘보상회로’가 파괴돼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되는 뇌질환이며, 치료하지 않으면 더 나빠지는 진행성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흔히 마약류 중독은 범죄라고들 하는데 이것도 맞는 지적이지만 사실은 뇌질환이라고 봐야 더 적확합니다.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병도 완치는 안 되지만, 관리를 잘하면 오랫동안 천수를 누리는 것처럼, 마약류 중독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인 것입니다.”

신 교수는 “우리는 지금 돈만 있으면 누구나 마약류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증이 심할 때 사용되는 일부 진통제·감기약·수면유도제, 디이어트 약 등도 알고 보면 모두 마약류에 속한다는 것이다. 그는 프로포폴과 식욕억제제·졸피뎀 등 의료용 마약류도 남용하면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헬스를 하면서 근육량을 늘이기 위해 일명 ‘몸짱약’ 등을 먹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 이 역시 오남용을 하면 중독성이 강해 나중에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

우석대 약학대학장과 전북약사회 부회장 등을 지낸 그는 지난해 8월 대학에서 정년퇴직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9월부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전북지역본부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 마약류 중독자들을 만나 상담과 강의를 진행하면서 이들을 위해 자신이 어떻게 도움이 돼야 하는지를 많이 고민했다는 그는 마약류 중독의 위험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책을 발간한 게 제가 마치 큰일을 한 것처럼 비칠까 봐 조심스럽습니다. 그런데도 책을 엮은 이유는 마약류 중독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알려야 한다는 단 한 가지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우리 다음 세대들이 마약류로 고통받는 사람이 없는 세상에 살기를 희망합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area/honam/1003236.html#csidx609f5f78e4d9132935a69256a9df0e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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