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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징대지 마라"…'어쩌다 어른들'에게 날리는 충고

  • 작성자 이동욱
  • 작성일 2021-04-17
  • 조회수 582
`심리학계 슈퍼스타` 조던 피터슨 토론토대 교수가 강연하고 있는 모습. 젊은 남성들이 그에게 열광하며 `피터슨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 제공 = (c)Tony Norkus]
사진설명`심리학계 슈퍼스타` 조던 피터슨 토론토대 교수가 강연하고 있는 모습. 젊은 남성들이 그에게 열광하며 `피터슨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 제공 = (c)Tony Norkus]
`젊은 남성들의 우상` 조던 피터슨 캐나다 토론토대 심리학과 교수(59)는 지난해 의식불명에서 깨어났다. 무려 9일 동안 의학적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것도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병동에서. 밧줄에 두 팔이 꽁꽁 묶인 채.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그는 소란스러운 유명인의 삶을 살고 있었다. 2018년 출간된 `12가지 인생의 법칙`으로 전 세계 600만부라는 공전의 베스트셀러를 기록했고 160개 도시에서 북투어를 하며 세계를 돌아다녔다. 강연엔 하루에 3000명이 몰리고 그의 얼굴이 새겨진 머그잔, 토트백이 불티나듯 팔렸다. 페미니스트 여성 앵커와 극렬 논쟁을 벌인 유튜브 영상으로 단숨에 정치적 올바름(PC)에 지친 젊은 남성들에게 구세주로 떠올랐다. 이름하여 `피터슨 현상`이다.

하지만 유명세 뒤엔 혹독한 대가가 따라왔다. 딸의 수술과 아내의 암 투병에 극단적인 스트레스까지 겹치며 극심한 불안 상태와 불면증을 겪었고 신경안정제 벤조디아제핀을 3년간 복용하면서 중독 현상이 나타났다. 약을 끊었더니 제대로 앉아 있을 수도 없는 극한의 금단현상이 찾아왔다. 치료를 위해 러시아와 세르비아를 전전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도 그의 중심을 잡아준 것은 글쓰기였다.

그는 "쓰고 있던 책에 의미 있게 몰입하고, 생각의 끈을 놓지 않으려 노력했기에 살아갈 이유를 잃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한없이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바닥으로 떨어진 자존감을 부여잡고 쓴 책이 최근 번역 출간된 `질서 너머`다. 북미권에선 지난 3월 초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국내에서도 예약 판매가 뜨자마자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올랐다. 첫주에 1만부를 가볍게 돌파했다. 대한민국 2030 남성들도 `피터슨 열풍`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피터슨은 전작에서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하라"고 독설을 날렸다. 평범한 충고였지만 많은 이들이 공감한 것은 방 청소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또 "당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어제의 당신하고만 비교하라" "쉬운 길이 아니라 의미 있는 길을 선택하라" "길에서 고양이와 마주치면 쓰다듬어 주어라" 등이 12가지 법칙에 포함됐다.

이번에도 역시 12가지다. "원치 않는 것을 안개 속에 묻어두지 마라" "남들이 책임을 방치한 곳에 기회가 숨어 있음을 인식하라" "이데올로기를 버려라" "방 하나를 할 수 있는 한 아름답게 꾸며보라" 등이다. 방법론과 수사는 다르지만 그가 강조하는 일관된 메시지는 책임지는 인생에 대한 예찬론이다. 징징대지 말고 어른이 되라는 얘기다. 그래서 어른의 세계를 거부한 피터팬은 삶의 진실을 알지 못하는 어린아이일 뿐이라고 일갈한다.

"삶을 가장 든든하게 지탱해주는 의미는 책임을 받아들이는 데서 나온다. 우리는 책임을 떠맡음으로써 심리적으로 의미 있는 길을 발견한다."

그는 또 이렇게 설파한다. "나는 해야 할 일을 하나도 하지 않은 사람이 만족감을 느끼는 경우를 본적이 없다. 우리는 시간을 인식하는 동물, 즉 반복적인 게임을 불가피하게 끊임없이 하고 있음을 아는 동물이다. 미래를 아무리 무시하려 해도 소용없다.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기적이고 충동적인 목표를 버리고 더 큰 목표를 가져라."

피터슨은 치열한 경쟁과 계층 구조를 자본주의의 산물이 아닌 자연의 순리라고 주장하며 논쟁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성공하고 싶다면 더 강해지라고 주문한다. "일을 `할수 있는 사람`과 `할 수 없는 사람`들 간의 위계 구조는 반드시 생겨난다. 실제로 어떤 문제가 있다면, 당면한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이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야 한다."

책에는 해리포터와 성경, 피노키오, 옛 신화 등이 끊임없이 나온다. 사람들의 본능적인 심리와 욕망이 이런 이야기에 둥지를 트고 있기 때문이다. 임상심리학자로 20년 넘게 마음을 치료하면서 깨달은 진리는 무엇일까. 그것은 사람은 타인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마음의 질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무의식의 세계를 탐구한 지크문트 프로이트와 카를 구스타프 융에 대해서도 그들이 개인의 자율적 정신에 집중한 나머지 개인의 정신건강 유지에 사회가 하는 역할을 경시했다고 지적한다.


결혼생활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갈등을 놓치지 말라는 현실적인 조언도 참고할 만하다. 요리와 청소, 돈, 스킨십 등에서 사소한 문제가 계속 불거질 때 이를 피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라는 것이다. "매일 아침, 점심, 또는 저녁에 작은 문제를 겪고 있다면 그 문제는 1만5000일, 즉 40년의 결혼생활 내내 되풀이될 것이다. 어떤 일이 매일 일어난다면 그건 `중요한` 일이다. 그 순간에는 불쾌할지라도 낙타 등에 붙은 작은 지푸라기를 떼어내야 한다."

사경을 헤매다 메시아처럼 다시 대중 앞에 선 그의 말이 우리 사회에 어떤 울림을 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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