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회복’을 위한 당신의 동반자
영남권중독재활센터장 임은재

1. 마약류 중독은 질병
코로나바이러스19는 아시아와 유럽 지역을 비롯하여 전 세계로 확산되었는데, 2020년 1월 해외 유입 및 첫 감염 확진 사례 발생 이후 반복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인한 개인적 고립과 사회적 차단 등은 심리적 스트레스, 우울감, 불안감 등 부정적 정서를 증가시켜 다양한 중독문제의 원인이 되었고, 기존 중독문제의 재발 위험 또한 증가하게 됨으로써 국가적 차원의 정신건강서비스 수요와 욕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인으로 인한 중독 문제는 우리 사회의 생존과 발전을 위협하는 동시에, 개인의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영적 등의 기능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키고, 더 나아가 자살을 포함한 각종 사고, 사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으므로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문제입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국제적으로 마약류의 오·남용, 유통, 소비 등에 있어서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었고, 우리 국민들 역시 마약류에 대한 피해와 중독의 심각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대검찰청 통계를 보면 수년 째 1만명을 상회하고 있고1) 2019년부터는 1만5천명 이상의 마약류사범이 단속되고 있으니, 여전히 우리나라가 마약류의 문제로부터 안전하다는 생각은 위험한 생각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마약류 사용 및 중독 문제는 직장인이나 학생, 청년층에서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 메스암페타민, 프로포폴 등의 신종 약물 오·남용을 고려하면 마약류 문제는 과히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약물 중독자의 50~60%는 치료 후 1개월~3개월 이내 재발하며, 적어도 치료 후 6개월 안에 80%가 재발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마약류사범이 다른 범죄 대비 재범률이 높은2) 것을 보더라도 그만큼 약물 중독의 재발 확률이 높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처벌과는 별개로 단약을 하고자 하는 개인의 의지와 노력, 집중적이고 꾸준한 치료와 상담이 병행되어야 회복할 수 있는 질병임을 말해줍니다.
1) 연도별 마약류사범 현황(마약류 범죄백서, 대검찰청): (’17)14,123명→(’18)12,613명→(’19)16,044명→(’20)18,050명→(’21)16,153명
2)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마약류사범의 재범률은 36%에 육박하고, 교정시설 재복역률 또한 평균 45% 이상으로 형사범죄 중 가장 높음(참고: ‘마약류중독자 지원 종합대책 수립연구’ 보고서(한림대산학협력단. 2022)

2. 지속적 회복 지원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는 2002년 입소시설인 ‘송천쉼터’를 시작으로,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더 많은 회복 지원을 위해 2018년 이용시설로 변경하는 한편 마약류사범에 대한 재활교육과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재활 프로그램을 전국적으로 고르게 제공하고자 권역별 거점 중독재활센터 설립을 추진해왔고 결과 2020년 7월 부산에 영남권 중독재활센터를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영남권역의 마약류 중독자들에게도 지속적인 회복을 지원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남권 중독재활센터는 4명의 직원이 지역의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회복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21년도 2월 중순부터는 약물 사용자를 위한 치유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실시한 결과, 91명을 등록하여 관리하였고 그 중 25명이 3개월 이상동안 단약유지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례관리는 320건, 심리상담 서비스 이용자는 234명, 주간재활프로그램 운영은 152회(561명), 가족교육 9회(26명)로 진행하였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지난 1년간(2021년) 영남권 중독재활센터에 상담을 등록한 내담자들의 특징을 보면 남성이 여성의 약 2배 정도 많았고, 연령별로는 30대, 40대, 20대 순서로 많았습니다. 2020년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약물을 처음 시작한 20-30대의 비율이 49.9%로 영남권 중독재활센터 내담자 비율과 크게 차이가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온전한 삶
사용한 주요 약물로는 암페타민 계열이 47.5%로 가장 많았는데, 암페타민 계열 사용자의 경우 주사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서울의 중독재활센터와 ‘C형 간염 진단비 지원사업’을 진행하여, 마약류 사용으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C형 간염을 조기 발견하고 조기 치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약물중독에 관한 연구에서 제시하는 궁극적 목표는 단약과 회복으로 봅니다. 회복은 중독 이전의 자기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닌 중독에서 벗어나 의미있고 안정된 삶을 유지하는 ‘온전한 삶(Sobriety)’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약물중독은 질병이라는 인식교육과 더불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영남권 센터에서는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며 지역 내 약물 중독자와 그의 가족의 회복을 위해 예술 및 체육활동, 숲 체험, 직업체험, 다양한 교육을 통해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마약류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이 계신다면 영남권 중독재활센터에 방문하여 도움을 받으시길 권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온전한 삶’을 향한 긴 과정을 저희가 함께 하겠습니다.

참고문헌
1. 이한덕(2004), “약물남용의 사회적?경제적 비용연구”, 아름다운 젊음 제34호(서울: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2004)
2. 박상규(2016), “중독자의 회복과정에서 한국적 수행법의 활용”, 한국심리학회지
3. 윤혜진(2019), “마약중독자의 갈망에 대한 집중명상 치유 고찰”, 불교상담학연구 14집
4. 이정혁(2020), “마약류범죄에 대한 효율적 대처방안”, 동국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박사학위논문
5. 중독포럼(2020), “코로나19전후 음주, 온라인게임, 스마트폰, 도박, 음란물 등 중독성 행동변화 실태조사”
6. 한림대학산학협력단(2022). “마약류중독자 지원 종합대책 수립연구” 보고서